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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의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됐다

📑 목차

    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의 이유는 반복되는 

    생활 습관과 예측 가능한 환경이 개인의 정서적 

    안정과 생활 리듬 형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부모님 세대의 반복되는 생활 습관과 예측 가능한 가정 내 생활 리듬 모습

     

     

    특히 어린 시절 경험한 가정 내 생활 패턴은

    성인이 된 이후의 행동 방식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글에서는 부모님 세대의 생활 습관을 사례로,

    반복되는 일상이 어떤 방식으로 안정감을 형성하는지 차분히 정리해 본다.

     

    생활을 스스로 관리하게 되면서, 일상이 안정되는 데에는

    특별한 방법보다 반복되는 작은 기준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같은 시간에 반복되는 행동과 크게 바뀌지 않는

    생활의 순서가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생활 기준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작은 행동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1. 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의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됐다. 아침의 반복: 안정감을 만드는 리듬

    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의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됐다.

    아침은 혼란스럽지 않았다. 늘 예측 가능했다.

     

    늘 같은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서울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던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우리 집의 아침은 거의 변하지 않는 순서를 따랐다.

     

    부모님은 늘 오전 6시 30분쯤 자연스럽게 일어났고,

    주전자에서 물이 끓기 시작하며,

    창문이 약 10센티미터 정도 열리고,

     

    나무 바닥 위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겹치면서

    알람이 울리기 훨씬 전부터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그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원래 그런 것’이었다.

     

    나중에서야 그 반복이 의도된 것이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신문을 읽으며 바깥세상을 파악했고,

    어머니는 부엌에서 반찬을 준비했다.

     

    서두르지 않았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하지도 않았다.

    가족 전체의 속도를 하나로 맞추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식탁에는 늘 밥과 국, 두세 가지 반찬이 올랐다.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 대화는 많지 않았고,

    침묵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는 분명한 리듬이 있었다.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University of Michigan Department of Psychology)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말로 배운 규칙보다 반복적인 관찰과

    감각적 경험을 통해 행동 패턴을 내면화하는데,

    이를 암묵적 학습(implicit learning)이라고 한다.

    (https://lsa.umich.edu/psych)

     

    부모님은 아침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규율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을 쌓고 있었고,

    그 예측 가능성은 시간이 지나 내 안의 안정감이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반복되는 아침 루틴이

    개인의 생활 리듬과 정서적 안정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 주는 실제적인 예라고 정리할 수 있다.

    2. 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 식사와 규칙

    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 중

    가장 분명한 규칙은 식사 시간이었다.

     

    식사는 선택이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요일이나 개인 일정과 상관없이

    우리는 늘 같은 시간에 함께 앉았다.

    자리는 바뀌지 않았다.

     

    아버지는 왼쪽, 어머니는 맞은편, 나는 창가 쪽.

    누가 정한 규칙도 아니었고, 바꾸지 말라는 말도 없었지만,

    그 자리를 벗어나면 어색함이 먼저 찾아왔다.

     

    텔레비전은 켜지지 않았고,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이었다.

    1990년대 초반, 그 식탁은 오락이나 토론의 공간이 아니라

    감정을 붙잡아 두는 고정된 기준점에 가까웠다.

     

    그 시간에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소리였다.

     

    숟가락이 그릇에 닿는 소리, 컵이 테이블 위에 놓이는 소리,

    누군가 숨을 고르며 천천히 씹는 소리 그 소리들이 겹치며

    식탁의 속도를 정했다. 

     

    대화가 없다고 해서 긴장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 침묵은 불편함보다 질서에 가까웠다.

    열 살 무렵에는 이 조용함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지,

    왜 분위기가 늘 비슷한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그것은 억압이 아니라 보호였다는 것을.

     

    반복되는 조용한 식사는 대화를 통해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구조 자체로 감정을 안정시키는 환경을 만들고 있었다.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이미 정해져 있었다.

     

    예측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충분한 안정이 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가족이 함께하는 일관된 식사 습관이

    스트레스 감소와 정서 조절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특히 식사 시간이 일정하고 방해 요소가 적을수록,

    아이들은 감정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https://www.cdc.gov/mentalhealth/stress-coping/index.html) 

     

    부모님은 식사 예절을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떠들지 말라는 규칙을 강요한 것도 아니었다.

    침묵, 반복, 예측 가능성을 통해

    하나의 심리적 안전망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아침 식사는 하루의 시작을 분명히 알렸고,

    저녁 식사는 하루를 조용히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

    특별한 사건도, 인상적인 대화도 없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중요했다.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시간,

    설명 없이도 유지되는 질서가 그 식탁 위에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식사 시간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었다.

    하루의 경계를 분명히 나누고,

    가족이 같은 리듬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장치였다.

     

    말이 없어도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확신.

    그 감각은 식사가 끝난 뒤에도 오래 남아,

    하루 전체를 지탱해 주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정한 식사 시간과 반복되는

    가족 루틴은 단순한 생활 습관을 넘어,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3. 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 집안의 질서

    부모님이 늘 반복하던 행동들에는 분명한 규칙이 있었다.

    하지만 그 규칙은 말로 정해지지 않았다.

     

    집에 들어오면 신발은 현관 한쪽에 가지런히 놓였고,

    가방은 늘 벽에 기대어 두었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려놓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집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었다.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를 문지르고,

    손을 씻는 그 짧은 시간은 바깥의 활동과

    집 안의 생활을 구분하는 하나의 기준처럼 작용했다.

     

    이 모든 행동은 특별한 설명 없이,

    거의 매일 같은 순서로 반복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청결을 중시하는 습관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하나의 설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부모님이 퇴근한 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오후 7시쯤 집에 돌아오면, 곧바로 소파에 앉지 않았다.

    대신 집 안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며 불이 켜져 있는지,

    창문은 제대로 닫혀 있는지, 물건들은 제자리에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 과정은 빠르지도, 과하지도 않았다.

    누군가를 통제하거나 지적하려는 움직임도 아니었다.

     

    오히려 공간의 온도를 낮추고,

    하루의 긴장을 가라앉히는 준비처럼 보였다.

     

    말이 없어도 집 안의 분위기는 그 순간부터 달라졌다.

    이러한 반복적인 행동은 집 안의 질서를

    눈에 보이지 않게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누군가 늦게 들어오거나 하루가 어수선하게 흘러가도,

    공간 전체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미 정해진 흐름과 리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 아동발달센터(Harvard University 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의

    연구에 따르면, 예측 가능한 가정 내 리듬과 반복되는 환경 자극은

    아이의 자기 조절 능력과 정서적 회복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정적인 일상 구조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감정이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돕는다.

    (https://developingchild.harvard.edu)

    누가 나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쳐 준 적은 없었다.

    규칙을 외우라고 말한 적도,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자연스럽게 배웠다.

    작고 반복적인 행동이 공간 전체의 감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신발이 제자리에 놓이고, 물건이 흩어지지 않으며,

    하루의 시작과 끝이 비슷한 방식으로 정리될 때

    사람의 마음도 그 리듬을 따른다는 것을 몸으로 익혔다.

     

    그래서 그 질서는 완벽함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더 깔끔해 보이기 위한 장치도 아니었다.

     

    그것은 안심을 위한 구조였다.

    집이라는 공간이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맞아 주고,

    같은 방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해 준다는 확신.

     

    부모님이 반복하던 작은 행동들은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집 안의 안전감을 만들어 냈고,

    그 감각은 지금도 내 안에 남아 조용히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반복적인 공간 관리와 정리 습관은

    생활의 질서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안정적인 생활환경을 만드는 기본 요소로 설명될 수 있다.

    4. 시간과 거리, 그리고 남아 있는 습관들

    2000년 이후, 집의 시간은 분명히 달라졌다.

    가족 모두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던 날들은 점점 줄어들었고,

    각자의 일정이 생활을 나누기 시작했다.

     

    출근 시간과 등교 시간이 달라졌고,

    귀가 시간도 제각각이었다.

     

    함께하는 아침은 드물어졌고,

    식사는 각자의 시간표에 맞춰 흩어졌다.

     

    집은 더 이상 하나의 공동 리듬을 유지하는 공간이 아니라,

    여러 개의 개인 일정이 잠시 겹치는 장소에 가까워졌다.

     

    소파에 앉는 시간도, 불을 끄는 시간도 더 이상 공유되지 않았다.

    그 변화는 자연스러웠다.

     

    사회가 바뀌었고, 일과 학업의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듬이 사라진 자리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겉으로는 흩어졌지만, 몸에 밴 습관들은 조용히 남아 있었다.

    나는 여전히 집에 들어오면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책상을 한 번 정리한다.

    완전히 잠에서 깨기 전, 창문을 열고 물을 끓이는 행동도

    자연스럽게 반복된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도 아니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생각은 나중에 따라온다.

     

    이 행동들은 크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

    하지만 하루의 시작과 흐름을 분명히 구분해 준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일을 시작하면

    마음이 먼저 흐트러진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작은 정리와 반복은 나에게 일종의 기준이 되었다.

    예전 부모님의 집에서 그랬듯,

    생활의 리듬은 소리 없이 만들어지고, 설명 없이 유지된다.

     

    흥미롭게도 이런 감각은 이제 개인의 기억을 넘어

    사회적인 가치로 다시 이야기되고 있다.

     

    1943년에 설립된 이케아(IKEA)는 제품을

    빠르게 교체하는 소비 방식 대신,

    수리와 재사용, 반복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공식적으로 강조한다.

     

    이케아의 지속 가능성 전략은

    ‘새로 사는 것’보다 ‘계속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든다는

    전제 위에 놓여 있다.
    (https://www.ikea.com/global/en/our-business/sustainability/)

     

    이 메시지는 단지 가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생활 방식 전반에 대한 은유에 가깝다.

     

    부모님의 생활 습관 역시 그랬다.

    빠르게 바꾸기보다 유지했고,

    즉각적인 효율보다 지속성을 선택했다.

     

    그 방식은 당시에는 답답해 보였고,

    구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

    그것은 낡은 습관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다듬어진 하나의 생활 시스템이었다는 것을.

     

    속도보다 안정. 효율보다 지속.

    그 기준은 소리 없이 내 안에 남아,

    지금도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기준 안에서 살고 있다.

     

    생활 기준이 일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
    ▶ 노후생활비, 언제부터 계산했어야 했을까

     

    결론

    결국 부모님이 반복하던 생활 습관은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생활 구조와 작은 행동의 반복을 통해

    일상의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생활 기준은 시대가 달라져도

    개인의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데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